EP.9 가족에게 고백하다: 깨어진 신뢰와 관계의 붕괴

가족에게 고백하다: 깨어진 신뢰와 관계의 붕괴

페니 주식의 탐욕과 중독의 덫

 

강민은 자신이 벌인 파멸의 현실이 더 이상 혼자 감당할 수 없는 무게임을 깨달았다.

새벽 시장의 패배자라는 꼬리표는 이제 그의 가장 소중한 관계마저 파괴할 준비를 마쳤다.

강제 청산 후 남은 추가 빚과 잃어버린 모든 것을 가족에게 고백해야 하는 순간. 그가 직면한 것은 깨어진 신뢰와 관계의 붕괴라는 가장 쓰라린 대가였다.

강민은 죄책감과 수치심 속에서 자신이 탐욕에 갇혀 얼마나 소중한 것을 잃었는지 절감했다.


닫힌 문 밖의 현실: 어머니의 도착

강민은 강제 청산 다음 날, 어머니가 올라온다는 문자를 받고 완전히 패닉에 빠졌다.

그는 며칠 동안 씻지도 못했고, 방은 쓰레기장이나 다름없었다.

그의 상태는 모든 것을 고백하지 않아도 어머니가 진실을 알아차릴 만큼 비참했다.

강민은 어머니가 자신의 무너진 삶과, 빚만 남은 계좌를 보면 어떤 충격을 받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오후 2시, 현관문 벨이 울렸다. 어머니였다. 강민은 깊은 숨을 내쉬고 문을 열었다.

어머니는 짐을 내려놓자마자 강민의 상태를 보고 경악했다.

“민아, 너 얼굴이 왜 이렇니? 잠도 못 잤니? 혹시 아프니?”

어머니의 목소리에는 걱정과 함께 불안감이 서려 있었다.

어머니는 방 안의 엉망진창인 상태와 굳게 닫힌 암막 커튼, 그리고 강민의 텅 빈 눈빛을 보고 직감적으로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강민은 어머니의 눈을 똑바로 볼 수 없었다. 그는 차마 입을 떼지 못하고 손톱만 물어뜯었다.

침묵은 길었고, 그 침묵 속에서 관계의 붕괴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파멸의 고백: 신용융자와 빚의 실체

어머니는 강민을 조용히 소파에 앉히고, 그의 옆에 앉았다.

“무슨 일인지 엄마한테 말해 보렴. 복학 등록금은… 네 통장에는 그대로 있는 거지?”

어머니의 마지막 질문에 강민은 고개를 숙였다.

강민은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지난 몇 주간의 모든 일을 고백했다.

“엄마… 죄송해요. 저… 돈을 전부 잃었어요.”

강민은 미국 페니 주식에 손을 댄 것, 레버리지를 쓴 것,결국 마진콜 통보를 받고 강제 청산 당해 $4.75만 남은 사실까지, 숨김없이 털어놓았다.

가장 고통스러웠던 고백은 바로 신용융자 때문에 추가 빚 500만 원이 더 생겼다는 사실이었다.

어머니는 처음에 강민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돈을 잃어? 네가 모은 돈 300만 원 말이야? 그리고 500만 원 빚은 또 뭐야?”

어머니의 얼굴은 충격으로 하얗게 질렸다.

어머니는 강민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한 분노보다는, 아들이 겪었을 고통과 절망에 대한 깊은 슬픔을 느꼈다.

“네가 그 돈을 얼마나 어렵게 모았는데… 그리고 빚을 갚겠다고 더 큰 빚을 냈단 말이니? 너… 도박을 한 거니?”

어머니의 목소리가 떨렸다. 강민은 반박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이 탐욕에 눈이 멀어 도박을 했음을 인정했다.

강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가 잘못했어요, 엄마.”


깨어진 신뢰: 다시 돌아온 빚의 그림자

어머니는 강민의 고백을 듣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어머니가 가장 아파했던 것은 돈이 아니었다. 그것은 깨어진 신뢰였다.

어머니는 강민이 군대를 다녀온 후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어른이 되었다고 믿었다.

그 믿음이 하루아침에 무너진 것이다.

“엄마는 네가 빚을 갚으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안다고 생각했는데… 네가 이렇게 엄마를 속이고 혼자 모든 것을 걸고 있었을 줄은 몰랐다.”

어머니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눈물은 강민의 심장을 칼로 찌르는 듯한 고통을 안겨주었다.

강민은 자신이 탐욕을 쫓느라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혔음을 깨달았다.

결국 어머니는 강민이 잃어버린 돈과 추가 빚을 자신이 갚아주겠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복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모아두었던 돈과, 비상금을 모두 털어 강민의 문제를 수습해야 했다.

어머니는 강민에게 복학은 당분간 포기하고, 정신을 차리고 다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여 빚을 함께 갚아나가자고 했다.

강민은 어머니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그의 중독은 그의 삶뿐만 아니라, 가족의 평화까지 파괴했다.

강민은 자신이 쫓았던 마법의 10배 수익률이 가져온 결과가 결국 관계의 붕괴와 빚더미였음을 처절하게 깨달았다.

그는 모니터 앞에 앉아 미국 페니 주식의 차트를 보며 희열을 느끼던 순간들이 얼마나 허무하고 무모했는지 되돌아보았다.

강민은 이제 새벽 시장의 유혹을 벗어나, 현실의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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