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창작소설

EP.6 손실 추격: 새벽 5시, 멈추지 않는 중독의 그림자

페니 주식의 탐욕과 중독의 덫

 

강민의 삶은 손실 추격이라는 멈출 수 없는 악몽이 되었다. 새벽 5시의 시장 마감 시간은 그에게 유일한 현실이었다.

1,500만 원대의 잔액은 그에게 400만 원의 원금마저 위협하는 현실을 직시하게 했다.

강민은 이미 탐욕과 오만을 넘어 중독의 영역에 깊숙이 들어섰다. 그의 모든 행동은 잃어버린 돈을 되찾기 위한 필사적인 발버둥이었다.

중독의 그림자는 그의 일상과 육체를 서서히 잠식해 들어갔다.


복구의 악순환: ‘한 방’을 노리는 도박

강민은 400만 원의 손실을 입은 후, 거래 빈도를 3배 이상 늘렸다. 그는 오로지 복구 강박에 의해 움직였다.

그는 하루에 3~4개의 미국 페니 주식을 매수했다. 이전처럼 차분한 분석은 없었다.

대신 그는 극심한 변동성을 가진 종목, 즉 ‘한 방’에 50% 이상 폭등할 가능성이 있는 도박성 종목만을 노렸다.

그는 짧은 매매에서 작은 수익을 얻으면, 곧바로 그 수익을 더 위험한 종목에 재투입했다.

$0.05짜리 주식으로 20% 수익을 내면, 다음 순간 $0.02짜리 주식에 1,000만 원을 레버리지 포함 전액 투입했다.

하지만 번 돈은 곧 손실로 돌아왔다.

페니 주식 시장의 높은 거래 수수료와 슬리피지(Slippage)는 그가 시도하는 무의미한 단타 매매 속에서 그의 자산을 빠르게 잠식했다.

강민은 이틀 동안 10번이 넘는 거래를 했지만, 최종 잔액은 1,500만 원에서 1,300만 원대로 줄어들어 있었다.

강민의 신용융자를 포함한 총 운용 자금 중 그의 실제 자산은 이제 200만 원 남짓에 불과했다.

그는 이미 빚으로 운영되는 계좌를 가지고 있었다. 강민은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그는 돈을 잃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잠시 시장에 맡겨둔 것’이라고 믿었다.

그가 해야 할 일은 이 돈을 ‘되찾는’ 것뿐이었다.


육체와 시간의 붕괴: 강민의 밤과 낮

강민의 일상은 완전히 뒤집혔다. 그는 매일 밤 10시 30분 개장 시간에 맞춰 잠에서 깼다.

새벽 5시에 뉴욕 시장이 마감되면, 그제야 지친 몸을 뉘었다.

그의 방은 암막 커튼으로 가려져 낮에도 깊은 밤처럼 어두웠다. 강민은 씻는 것을 잊었고, 면도도 하지 않았다.

그의 얼굴은 푸석푸석했고, 눈가에는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앉았다.

친구들에게서는 복학 관련 전화가 계속 왔지만, 강민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나는 지금 너희와 다른 세계에 있다”는 오만은 이제 “나는 지금 너희를 만날 자격이 없다”는 수치심으로 바뀌었다.

그는 자신의 초라하고 붕괴된 모습을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의 유일한 대화 상대는 모니터 화면 속에서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빨간색과 초록색 막대 그래프뿐이었다.

강민은 오로지 컵라면과 편의점 커피로 연명했다.

그의 몸은 만성적인 수면 부족과 카페인 과다 복용으로 경련하듯 떨렸다.

강민은 자신이 건강과 시간을 맞바꾸어 손실 추격이라는 도박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멈출 수 없었다. 만약 여기서 멈춘다면, 그는 빚만 남은 채 모든 것을 포기해야 했다.

그는 다시는 과거의 비참했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강민에게 미국 페니 주식 거래는 생존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마진콜의 유령: 남아있는 빚과의 사투

연이은 손실로 강민의 계좌 잔액이 1,300만 원대까지 떨어지자, 증권사로부터 첫 번째 경고 메시지가 도착했다.

신용융자 담보 유지 비율 하락에 대한 경고였다. 강민은 이를 마진콜(Margin Call)의 유령이라고 불렀다.

증권사는 담보 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투자자가 추가 자금을 입금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강제로 주식을 청산(강제 청산)하겠다고 경고했다.

강민은 이 경고에 잠시 정신이 들었다. 그는 빚을 갚고 자유를 얻으려 했지만, 이제 빚을 갚기는커녕 오히려 빚 때문에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그는 이미 돈을 빌려 투자하는 레버리지의 덫에 깊숙이 빠져 있었다. 그는 추가 자금을 입금할 돈이 없었다. 그에게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였다.

새벽 3시 50분. 강민은 다시 한번 위험한 종목을 선택했다.

그는 전날 텔레그램 비밀방에서 언급된, 새벽 5시 마감 직전에 폭발적인 상승을 기록할 것이라는 ‘극비 정보’를 믿기로 했다.

이는 이미 30%가 폭등한 ‘Energy Future’라는 페니 주식이었다. 이 주식은 $0.20을 넘어섰지만, 강민은 더 오를 것이라 확신했다.

그는 손실 추격의 마지막 수단으로, 남은 1,300만 원의 레버리지 자금을 모두 투입했다.

그가 매수 주문을 넣자마자, 주가는 $0.21로 잠시 올랐다. 강민은 숨을 헐떡였다.

하지만 그 기쁨은 잠시였다. 곧이어 뉴욕 마감 시간이 가까워지자, 갑자기 거대한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주가는 $0.20에서 $0.18로, $0.15로 폭락했다.

강민은 마진콜의 유령이 자신의 발목을 잡는 것을 느꼈다.

그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그는 $0.15에 손절매하며 300만 원의 손실을 또다시 확정했다.

새벽 5시. 시장이 마감되었다. 강민의 계좌에는 1,000만 원 남짓의 잔액이 남아 있었다.

그는 마진콜을 간신히 피했지만, 이제 그의 실제 자산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그는 빚만 남은 채 모든 것을 잃었다. 강민은 모니터 화면을 응시했다.

그는 자신이 왜 멈출 수 없는지 알지 못했다.

다음 날 밤, 강민은 자신의 모든 운명을 걸 마지막 거래를 준비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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