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식 이야기

3편. 나스닥 상장 폐지 경고와 나카모토(NAKA)1달러의 사투

미국 주식 시장, 특히 나스닥(NASDAQ)은 전 세계 기술 기업과 성장주들의 꿈의 무대입니다.

하지만 이 화려한 무대 뒤편에는 엄격한 규율과 냉혹한 퇴출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현재 비트코인 5,900여 개라는 막대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1달러 미만인 동전주(Penny Stock)의 늪에 빠진 NAKA(카인들리 엠디, Kindly MD)에게 2025년 12월은 생존을 건 가장 치열한 전장이 되고 있습니다.

자산 가치는 수천억 원에 달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싸늘하기만 한 이 역설적인 상황.

NAKA가 직면한 나스닥 상장 폐지(Delisting)의 위기는 단순한 주가 하락을 넘어 기업의 존폐를 가르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NAKA를 옥죄고 있는 나스닥의 규정과 이를 타개하기 위한 시나리오, 주식 병합이라는 양날의 검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나스닥의 데스노트: 1달러 룰과 상장 폐지 경고의 실체

투자자들은 흔히 기업의 펀더멘털이 좋으면 주가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나스닥 시장에는 최소 입찰 가격 요건(Minimum Bid Price Requirement)이라는 강력한 룰이 존재합니다.

이는 나스닥 상장 규정 5550(a)(2)조에 명시된 내용으로, 모든 상장 기업은 주당 1달러 이상의 가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NAKA가 직면한 위기의 본질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나스닥은 특정 기업의 주가가 30거래일 연속으로 1달러 미만을 기록할 경우, 해당 기업에 결함 통지(Deficiency Notice)를 발송합니다.

이는 일종의 옐로카드로, “당신의 회사는 나스닥의 품격에 맞지 않으니 퇴출될 수 있다”는 경고장입니다.

NAKA는 이미 2025년 하반기 내내 0.4달러에서 0.6달러 사이를 횡보하며 이 경고장을 받아든 상태입니다.

이 경고를 받은 기업에게는 즉각적인 퇴출 대신 180일간의 유예 기간(Compliance Period)이 주어집니다.

이 기간 내에 최소 10거래일 연속으로 종가 1달러 이상을 유지해야만 경고가 해제됩니다.

만약 첫 번째 180일 동안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회사가 나스닥 캐피털 마켓의 다른 상장 요건(주주 지분 등)을 충족하고 상장 폐지 위기를 해결하겠다는 서면 의사를 전달한다면 추가로 180일의 유예 기간을 부여받을 수도 있습니다.

즉, 최대 약 1년여의 시간이 주어지는 셈이지만, 이 기간 내내 기업은 상장 폐지 후보군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 하며, 이는 기관 투자자들의 진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악재로 작용합니다.

NAKA가 보유한 비트코인 자산이 아무리 많아도, 주가가 1달러라는 심리적, 제도적 저항선을 뚫지 못한다면 결국 나스닥에서 쫓겨나 장외시장(OTC Pink Sheets)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인 것입니다.


장외시장(OTC)으로의 추락이 의미하는 공포

혹자는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되더라도 장외시장에서 거래하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금융 시장의 생태계를 너무 안이하게 판단하는 것입니다. 나스닥과 OTC 시장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첫째, 유동성의 실종입니다.

나스닥은 전 세계 자금이 모이는 곳이지만, OTC 시장은 거래량이 현저히 적고 호가 스프레드(매수와 매도 가격 차이)가 매우 큽니다. 내가 팔고 싶을 때 팔지 못하고, 사고 싶을 때 너무 비싸게 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둘째, 기관 투자자의 이탈입니다.

대부분의 펀드나 기관 투자자들은 내부 규정상 장외 주식 투자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상장 폐지가 확정되는 순간, NAKA를 보유하고 있던 패시브 자금과 기관 물량이 시장가로 쏟아져 나오며 주가는 수직 낙하할 가능성이 큽니다.

셋째, 신용의 추락입니다.

헬스케어 기업에서 비트코인 지주회사로 변신하며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NAKA 입장에서, 제도권 시장 퇴출은 자금 조달 창구의 봉쇄를 의미합니다. 전환사채(CB) 발행이나 유상증자 자체가 불가능해지거나, 살인적인 고금리를 감당해야만 합니다.

따라서 NAKA 경영진에게 상장 유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전략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 20만 달러를 간다 하더라도, 회사의 주식이 거래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면 주주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최후의 카드, 주식 병합(Reverse Split)의 명암

자력으로 주가를 부양할 수 없을 때, 기업들이 꺼내 드는 최후의 수단이자 극약 처방이 바로 주식 병합(Reverse Stock Split)입니다.

NAKA 역시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 카드를 사용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주식 병합이란 여러 개의 주식을 하나로 합쳐 주당 가격을 인위적으로 높이는 행위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0.4달러인 NAKA 주식을 10대 1로 병합한다면, 주주가 보유한 주식 수는 1/10로 줄어들지만 주가는 4달러가 됩니다.

기업 가치(시가총액)에는 변동이 없으면서 나스닥의 1달러 룰을 단숨에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시장은 주식 병합을 강력한 매도 신호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성장 실패의 자인: 주식 병합은 회사가 스스로 사업을 통해 주가를 올릴 능력이 없음을 인정하는 꼴입니다.

공매도 세력의 표적: 병합 직후 주가가 높아지면 공매도(Short Selling) 세력은 다시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데 배팅하며 공격적인 매도 포지션을 취합니다.

역사적으로 주식 병합을 단행한 동전주들의 주가는 병합 후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가 다시 폭락하는 죽음의 나선(Death Spiral) 패턴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주주 가치 희석의 전조: 보통 주식 병합은 유상증자를 위한 사전 작업인 경우가 많습니다.

주가를 높여 놓은 뒤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시장은 의심합니다.

 

NAKA가 만약 2025년 8월 통합 이후의 비전을 증명하지 못한 채 주식 병합만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면, 이는 기존 주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악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자산 가치와 주가의 괴리: 왜 디스카운트 되는가?

NAKA 미스터리의 핵심은 “비트코인 5,900개를 가지고 있는데 왜 시가총액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가?”입니다.

이를 금융 용어로 지주회사 디스카운트(Holding Company Discount)경영진 리스크(Management Risk)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투자 회사나 지주회사는 보유 자산 가치보다 할인되어 거래됩니다.

투자자가 직접 비트코인을 사면 되는데, 굳이 NAKA라는 회사를 통해 간접 투자할 유인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NAKA는 비트코인을 단순히 보유만 하고 있을 뿐, 이를 활용해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처럼 적극적인 레버리지 효과를 일으키거나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헬스케어에서 비트코인으로의 급격한 피봇(Pivot) 과정에서 발생한 불확실성도 주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시장은 이 회사의 경영진이 진정으로 비트코인 철학을 이해하고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주가 부양을 위해 테마에 편승한 것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5억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 계획 역시, 성공한다면 엄청난 호재지만 실패한다면 회사의 재무 구조를 벼랑 끝으로 내몰 수 있는 도박입니다.


NAKA 투자자가 주시해야 할 시나리오

NAKA는 현재 비트코인 대박과 상장 폐지라는 극단적인 두 갈림길 사이에 서 있습니다.

투자자라면 다음 세 가지 시나리오를 면밀히 관찰해야 합니다.

 

낙관적 시나리오: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하여 NAKA의 자산 가치가 재조명받고, 투기적 매수세가 유입되어 자력으로 1달러를 돌파하는 경우.

이 경우 2.5억 달러 자금 조달도 순조롭게 이루어지며 제2의 MSTR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중립적 시나리오: 주식 병합을 통해 강제로 상장을 유지하는 경우.

단기적인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겠지만, 제도권 시장에 살아남아 후일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병합 비율과 이후의 자금 조달 계획이 핵심 변수입니다.

 

비관적 시나리오: 나스닥 상장 폐지 결정 및 OTC 강등. 이는 주가의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의미하며, 보유한 비트코인 자산마저 채권자들에 의해 청산될 위험이 있습니다.

모든 투자는 리스크를 동반하지만, NAKA는 그 리스크의 진폭이 일반적인 주식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화려한 비트코인 보유량이라는 숫자에 현혹되기보다, 그 숫자를 지키기 위한 회사의 처절한 생존 싸움, 즉 1달러 사수 작전의 결과를 냉철하게 지켜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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