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투자자가 주식시장에서 반복되는 손실을 겪으며 자신의 판단력을 자책하지만 이는 개인의 지능 문제가 아닌 인간의 본능에서 기인한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탐욕과 공포라는 원초적 본성은 시장의 변동성 앞에서 이성을 마비시키고 결국 잘못된 선택으로 이끄는데 우리는 이러한 본질적인 한계를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본 글에서는 순자의 ‘화성기위’ 사상을 통해 본능을 극복하고 후천적인 노력과 규범으로 자신만의 흔들리지 않는 투자 철학을 세워 성공적인 투자자로 거듭나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인간 본성에 대한 냉철한 시각: 성악설과 주식시장의 탐욕
주식시장은 인간의 욕망이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거대한 용광로와 같습니다. 순자는 인간의 본성을 ‘악(惡)’하다고 보았는데 이는 도덕적 비난의 대상이라기보다 조절되지 않은 원초적 이기심과 욕구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투자자들은 상승장에서 더 큰 수익을 바라는 탐욕에 사로잡히고 하락장에서는 손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회피 편향에 빠지게 됩니다. 이러한 본능적 반응은 순자가 경계했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고 눈앞의 이익에만 매몰되는 상태’와 일맥상통합니다.
본능적 투자의 위험성: 왜 우리는 고점에서 사고 저점에서 파는가?
인간의 뇌는 수만 년 동안 생존을 위해 무리 짓기와 위협 회피를 우선시하도록 진화했습니다. 주식시장에서 무리 짓기는 ‘포모(FOMO)’ 현상으로 나타나며 남들이 돈을 벌 때 소외되지 않으려는 본능이 결국 거품의 꼭대기에서 매수하게 만듭니다. 반대로 폭락장에서의 투매는 생존을 위한 공포 반응입니다. 순자는 이러한 본능을 방치할 경우 사회가 혼란에 빠지듯 투자자의 자산 또한 파멸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과 인간의 인지적 한계
변동성은 주식시장의 본질이지만 인간은 안정성을 갈구합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확신으로 바꾸고 싶은 욕망은 무리한 예측과 뇌동매매를 낳습니다.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보다 자신의 감(感)을 믿는 태도는 순자가 말한 ‘배우지 않고 본능에만 충실한 상태’입니다. 우리는 먼저 우리가 얼마나 불완전한 존재인지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투자의 첫걸음을 떼어야 합니다.
화성기위(化性起僞): 본성을 변화시켜 인위적인 원칙을 세우다
순자 사상의 핵심인 ‘화성기위’는 타고난 본성(性)을 변화시켜 인위적인 노력(僞)을 통해 새로운 경지에 이르는 것을 뜻합니다. 이는 주식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자기 통제’의 원리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투자자가 본능적인 공포와 탐욕을 이겨내고 철저한 분석과 규칙에 따라 매매하는 것은 바로 이 ‘인위적인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본성을 이기는 학습의 힘
순자는 성인(聖人)과 범인의 차이가 본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인 노력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주식 시장에서도 성공한 투자자와 실패한 투자자의 차이는 재능이 아니라 ‘공부의 깊이’와 ‘경험의 축적’에 있습니다. 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거시 경제의 흐름을 파악하며 자신만의 매매 기법을 연마하는 과정은 본능을 억제하고 이성을 깨우는 고통스러운 ‘위(僞)’의 과정입니다.
인위(人爲)의 산물, 매매 프로세스의 확립
성공적인 투자는 매 순간의 직관이 아니라 정교하게 짜인 프로세스에서 나옵니다. 언제 매수하고 언제 매도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을 미리 설정하는 것은 본능이 개입할 틈을 주지 않는 장치입니다. 순자가 예(禮)를 통해 사회의 질서를 잡았듯이 투자자는 자신만의 ‘투자 헌법’을 제정하여 감정이 요동치는 순간에도 기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투자의 예(禮): 시장의 질서와 규범을 존중하는 태도
순자가 강조한 예(禮)는 단순히 절차적 형식이 아니라 사물과 현상의 한계를 정하고 질서를 부여하는 기준입니다. 주식시장에서의 ‘예’는 시장의 생리를 존중하고 리스크 관리라는 절대적 규범을 준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리스크 관리: 멈출 줄 아는 지혜
순자는 ‘지족(知足)’과 ‘절제’를 강조했습니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예는 손절매(Stop-loss)와 비중 조절입니다. 자신의 판단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손실을 확정 짓는 행위는 본능적으로는 매우 고통스럽지만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최고의 규범입니다. 이를 지키지 않는 투자자는 예가 없는 사회와 같이 결국 무질서한 파산에 이르게 됩니다.
시장을 이기려 하지 않는 겸손함
많은 투자자가 시장을 예측하고 지배하려 합니다. 하지만 순자의 철학에 따르면 하늘(자연)과 인간의 영역은 분리되어 있습니다(천인분분). 주식시장의 거대한 흐름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하늘의 영역’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흐름 안에서 최선의 대응을 하는 ‘인간의 영역’입니다. 시장 앞에 겸손하며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투자의 예입니다.
적문(積微): 작은 성공과 공부의 축적이 가져오는 복리의 마법
순자는 “흙을 쌓아 산을 이루면 바람과 비가 일어나고 물을 쌓아 못을 이루면 용이 생긴다”고 했습니다. 이는 작은 노력이 쌓여 거대한 변화를 만든다는 ‘적문’의 사상입니다. 투자는 단기간의 일확천금이 아니라 긴 시간 동안의 올바른 습관이 축적되어 자산이 불어나는 과정입니다.
올바른 투자 습관의 형성
매일 시장을 기록하고 자신의 매매를 복기하며 기업의 변화를 추적하는 습관은 지루하고 힘든 과정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작은 행동들이 쌓여 투자자의 통찰력을 형성합니다. 본능은 빠른 결과를 원하지만 진정한 성과는 인내와 축적의 시간을 견딘 자에게만 주어지는 보상입니다.
복리의 원리와 순자의 축적 철학
복리는 단순한 수학적 원리를 넘어 인내의 철학입니다. 순자가 말한 ‘쉬지 않는 노력’이 자본과 결합할 때 기하급수적인 성장이 일어납니다. 단기적인 수익률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10년, 20년을 바라보며 자신의 투자 철학을 갈고 닦는 과정이야말로 순자가 지향한 성인의 길과 닮아 있습니다.
본능을 넘어 위대한 투자자로 거듭나기
주식 투자는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순자의 화성기위 사상은 우리가 본능의 노예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인위적인 노력을 통해 시장의 주인이 될 것인지를 묻습니다. 실패를 본능의 탓으로 돌리며 좌절하기보다 그 본능을 다스릴 수 있는 규범과 철학을 세우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명심해야 합니다. 첫째, 자신의 탐욕과 공포를 객관적으로 직시하십시오. 둘째, 끊임없는 학습과 훈련으로 본성을 다스릴 이성의 힘을 기르십시오. 셋째, 자신만의 엄격한 매매 원칙(禮)을 세우고 이를 목숨처럼 지키십시오. 순자의 가르침처럼 본성을 변화시켜 인위의 공을 세울 때 비로소 주식시장은 전쟁터가 아닌 풍요의 장으로 바뀔 것입니다. 지금 바로 당신의 투자 노트를 펼치고 본능을 이길 원칙 하나를 적어보는 것부터 시작하십시오.
참고자료
순자(荀子), “성악편(性惡篇)”, https://ctext.org/xunzi/xing-e/ko
순자(荀子), “권학편(勸學篇)”, https://ctext.org/xunzi/quan-xue/ko
순자(荀子), “천론편(天論篇)”, https://ctext.org/xunzi/tian-lun/ko
Graham, Benjamin , Zweig, Jason(2024), “The Intelligent Investor”, Harper Business
Kahneman, Daniel(2013) , “Thinking, Fast and Slow”, Farrar, Straus and Giro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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