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은 단순한 자산의 감소를 넘어 투자자의 존재론적 근간을 흔드는 시련의 장이자 거대한 허무주의가 지배하는 공간입니다. 대다수의 투자자가 공포에 질려 시장을 떠날 때, 니체가 말한 ‘초인’은 이 고통을 어떻게 수용하고 자신의 창조적 에너지로 승화시켜 반등의 기회를 포착하는지 탐구해야 합니다. 본 글은 하락장이라는 가혹한 운명을 사랑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여 시장의 지배자로 우뚝 서기 위한 실전적 시나리오를 제시하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낙타의 인내를 넘어 사자의 파괴로: 하락장의 허무주의 극복
니체는 인간의 정신 변화 단계를 ‘낙타-사자-아이’로 설명했습니다. 하락장이 시작되면 대부분의 투자자는 ‘낙타’의 단계에 머뭅니다. 낙타는 시장의 하락이라는 무거운 짐을 진 채 “견뎌야 한다”는 당위성(Thou shalt)에 매몰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버티는 것만으로는 하락장의 끝에서 승리할 수 없습니다. 데이터에 따르면, 하락장에서 무대응으로 일관한 투자자의 70%는 본전 회복 후 바로 시장을 떠나며 정작 큰 수익 구간인 초입 상승장을 놓칩니다.
진정한 극복은 ‘사자’의 단계에서 시작됩니다. 사자는 기존의 가치관과 시장의 통념을 부정하는 “나는 원한다(I will)”의 정신입니다. 하락장에서 사자는 “주식은 위험하다”거나 “지하실이 더 있다”는 대중의 공포(기존 가치)를 파괴합니다. 니체의 관점에서 하락장은 가짜 가치들이 청산되는 축복의 시간입니다. 거품이 낀 종목들이 도태될 때, 사자 같은 투자자는 냉철하게 시장의 소음을 거부하고 자신이 원하는 본질적인 우량 자산을 선별하는 파괴적 혁신을 단행합니다.
하락장에서의 ‘아니오’라는 부정은 곧 새로운 기회를 향한 ‘예’로 나아가기 위한 전제 조건입니다. 지수가 전 저점을 이탈하며 패닉 셀링(Panic Selling)이 나올 때, 초인은 이를 시장이 주는 형벌이 아니라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는 자유를 얻는 순간으로 재정의합니다. 이러한 정신적 전회(Metanoia)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하락장은 고통의 심연이 아닌, 수익의 토대가 됩니다.
아모르 파티(Amor Fati): 하락장이라는 운명을 사랑하라
니체 철학의 정수인 ‘아모르 파티(운명애)’는 단순히 체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닥친 운명을 긍정하고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입니다. 하락장은 투자자가 통제할 수 없는 필연적인 운명입니다. 이 운명을 저주하고 시장을 원망하는 순간, 투자자는 노예의 도덕(Slave Morality)에 갇히게 됩니다. “세력 때문에 망했다”, “정부 정책 때문에 빠진다”는 식의 남 탓은 하락장을 극복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초인은 하락장의 변동성을 자신의 삶(투자)의 일부로 껴안습니다. 통계적으로 코스피 지수는 지난 20년간 수많은 하락을 겪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우상향의 궤적을 그려왔습니다. 하락장은 성장을 위한 필연적인 ‘진통’입니다. 아모르 파티를 실천하는 투자자는 하락장에서 계좌의 파란 불을 보며 괴로워하는 대신, 현금 비중을 조절하고 종목의 펀더멘털을 재점검하며 미래의 상승장을 준비합니다.
실전 전략으로서의 아모르 파티는 ‘분할 매수’와 ‘리밸런싱’으로 나타납니다. 운명을 사랑한다는 것은 하락의 깊이를 즐기며 자산을 쌓아가는 과정입니다. RSI(상대강도지수)가 30 이하로 떨어지는 과매도 구간에서 공포에 굴복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운명이 준 선물로 여겨 비중을 확대하는 결단력은 오직 초인만이 가질 수 있는 위엄입니다.
힘에의 의지(Wille zur Macht)와 가치의 재창조
하락장의 끝에서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외부의 구원자가 아니라, 우리 내면에 잠재된 ‘힘에의 의지’입니다. 하이데거가 존재의 본질을 물었다면, 니체는 존재가 스스로를 극복하고 더 강해지려는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주식 시장에서 힘에의 의지는 하락장에서 살아남아 더 큰 수익을 창출하려는 열망과 그에 따르는 치밀한 전략으로 치환됩니다.
초인은 하락장을 거치며 자신의 투자 원칙을 재창조합니다. 과거의 실수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하락이라는 시련을 통해 더 단단한 투자 철학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무분별한 레버리지 사용의 위험성을 깨닫고 자산 배분 전략을 고도화하거나, 성장주 일변도의 포트폴리오에서 배당주와 가치주를 섞는 유연함을 발휘하는 것이 바로 힘에의 의지가 발현된 형태입니다.
실제로 하락장에서 상위 1%의 수익을 낸 투자자들은 지수 하락률보다 낮은 하락폭을 기록하는 ‘상대적 강세 종목(Relative Strength)’에 집중했습니다. 시장보다 강한 종목을 찾아내는 안목은 고난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의지에서 나옵니다. 니체가 말한 ‘영원회귀’의 사유처럼, 시장의 하락과 상승은 반복됩니다. 이 반복되는 굴레 속에서 매번 더 나은 버전의 투자자로 진화하는 것, 그것이 바로 초인의 매매 시나리오입니다.
아이의 마음으로: 시장과 유희하는 최종 단계
니체가 제시한 정신 변화의 마지막 단계는 ‘아이’입니다. 아이는 망각하며 새롭게 시작하고, 모든 것을 유희(Play)로 여깁니다. 하락장의 극심한 스트레스를 넘어선 초인은 마침내 시장과 유희하는 단계에 도달합니다. 하락이 오면 ‘쇼트(Short)’ 포지션이나 인버스 상품으로 수익을 내는 즐거움을 찾고, 저평가된 진주를 줍는 행위를 놀이처럼 즐깁니다.
이 단계에 이르면 숫자에 일희일비하지 않습니다. 하락장은 그저 더 큰 에너지를 모으기 위한 수축일 뿐임을 알기에, 아이처럼 순수한 눈으로 시장의 변화를 관찰합니다. 2008년 금융위기나 2020년 팬데믹 폭락장에서 막대한 부를 쌓은 이들은 공통적으로 시장의 공포를 유희의 대상으로 삼았던 ‘아이’의 심장을 가진 초인들이었습니다.
하락장은 당신을 파괴하지 못한다, 단지 더 강하게 할 뿐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니체의 말은 하락장을 견뎌내는 모든 투자자를 위한 헌사입니다. 하락장은 당신의 자산을 깎아먹는 재앙이 아니라, 당신 안에 잠재된 초인을 깨우는 거대한 용광로입니다. 소음과 공포에 휩쓸리는 ‘그들(Das Man)’의 대열에서 이탈하여, 스스로 가치를 부여하고 운명을 사랑하는 초인의 길을 걸으십시오.
하락장의 끝에서 여러분은 단순한 수익 그 이상의 것, 즉 어떤 위기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철학적 단단함’을 얻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계좌가 붉게 타오르기 전, 먼저 여러분의 정신이 초인의 불꽃으로 타오르길 응원합니다.
참고자료
프리드리히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정동호 역, 책세상(2000).
하워드 막스, “투자 전략과 마켓 사이클의 법칙”, 이주영 번역, 홍춘욱 감수, 비즈니스북스(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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