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단순한 손실 가능성인 리스크가 아니라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극심한 불확실성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많은 분이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의 몰락 이후 증시가 왜 폭발적으로 상승했는지 의문을 품으시는데, 이는 시장을 짓누르던 불확실성이 해소되었기 때문입니다. 본 글에서는 불확실성의 정의를 명확히 하고 베네수엘라 사례를 통해 불확실성 제거가 투자 심리와 자산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있게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주식시장이 ‘불확실성’을 그토록 혐오하는 근본적인 이유
자본 시장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투자자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시장은 악재보다 불확실성을 더 싫어한다.” 이는 단순히 심리적인 위축을 넘어, 경제 시스템의 근간인 ‘가치 산정’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리스크(Risk)와 불확실성(Uncertainty)의 결정적 차이
일반적으로 우리는 이 두 단어를 혼용하지만, 경제학적 관점에서는 명확히 구분됩니다. 1921년 경제학자 프랭크 나이트(Frank Knight)는 그의 저서 『리스크, 불확실성, 그리고 이윤』에서 이를 정의했습니다.
리스크(Risk): 결과의 확률 분포를 알고 있거나 통계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예를 들어 보험사는 사고가 날 확률을 계산하여 보험료를 책정할 수 있습니다.
불확실성(Uncertainty): 발생 가능한 결과의 범위조차 알 수 없고 확률을 부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주식시장은 리스크가 있는 곳에서는 ‘기댓값’을 계산해 가격을 매길 수 있지만,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곳에서는 아예 매수 버튼을 누를 근거를 잃어버립니다.
기업 가치 평가(Valuation) 모델의 마비
투자자들이 기업의 적정 주가를 계산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식은 현금흐름 할인 모델(DCF)입니다. 이 모델에서 기업의 가치(V)는 다음과 같이 결정됩니다.

여기서 CFt는 미래의 현금 흐름이며, r은 할인율입니다. 불확실성이 극에 달하면 미래의 현금 흐름을 예측할 수 없게 되고, 위험 프리미엄이 포함된 할인율(r)은 무한대에 가깝게 치솟습니다. 결과적으로 기업의 현재 가치(V)는 0에 수렴하게 되며, 이는 곧 시장의 투매와 거래 절벽으로 이어집니다.
베네수엘라 사례로 본 불확실성의 실체: 마두로 정권의 그림자
마두로 정권 치하의 베네수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불확실성을 안고 있던 국가였습니다. 이는 단순히 경제가 나빠서가 아니라, ‘예측 가능한 규칙’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자의적인 법 집행과 사유 재산권의 실종
마두로 정부는 정치적 목적에 따라 민간 기업의 자산을 수시로 국유화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오늘 산 주식이 내일 국가에 귀속될지도 모른다는 공포는 합리적인 투자를 원천 차단했습니다. “내가 이 회사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믿음이 흔들리는 순간, 주식시장은 도박판보다 못한 곳이 됩니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초래한 회계적 불확실성
베네수엘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은 화폐 단위를 무의미하게 만들었습니다. 기업이 물건을 팔아도 그 대금의 가치가 몇 시간 만에 증발하는 환경에서는 재무제표 자체가 허구에 가까워집니다. 투자자는 기업이 이익을 내고 있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는 ‘캄캄한 방’에 갇히게 된 것입니다.
[핵심 노트] 마두로 정권의 불확실성은 단순히 ‘낮은 성장률’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게임의 규칙’ 자체가 정권의 기분에 따라 매일 바뀌는 시스템의 붕괴였습니다.
정권 붕괴 이후 불확실성 해소가 가져온 시장의 반응
2026년 1월, 마두로 정권의 실질적 붕괴는 베네수엘라 증시에 ‘빛’을 비추는 사건이었습니다. 증시가 폭등한 이유는 경제가 하룻밤 사이에 좋아져서가 아니라, “이제는 계산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할인율의 급격한 하락과 자산 가치의 재평가
정권이 바뀌고 법치주의 회복이 예고되자, 위에서 언급한 공식의 할인율(r)에 포함되어 있던 ‘정치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항목 마두로 정권 시기 정권 붕괴 직후
정치적 프리미엄 1,000% 이상 (측정 불가) 급감 (안정화 단계 진입)
미래 현금 흐름 예측 불가능 (0으로 간주) 재건 사업을 통한 가시성 확보
시장 참여자 생존형 개인 투자자 글로벌 기관 및 스마트 머니
할인율이 정상 범주로 내려오기 시작하자, 주가는 물리적인 실적 개선 이전에 ‘평가 수치’의 변화만으로도 폭발적인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제도적 투명성 확보와 글로벌 자본의 귀환
과도 정부가 사유 재산권을 보장하고 국제 금융 기구(IMF 등)와의 협력을 발표하자, 그동안 베네수엘라를 외면했던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대거 유입되었습니다. 이들은 불확실성이 제거된 시점을 “인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저평가 구간”으로 인식했습니다. 투자자들의 관점에서 ‘최악의 불확실성’이 사라진 자리는 ‘최대의 수익 기회’로 바뀐 것입니다.
불확실성 속에서 기회를 찾는 법
베네수엘라의 사례는 현대 투자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우리는 흔히 “확실할 때 투자하라”고 하지만, 시장에서 모든 것이 확실해지는 순간 가격은 이미 꼭대기에 가 있습니다.
불확실성 제거의 변곡점을 포착하라
진정한 수익은 ‘극심한 불확실성’이 ‘통제 가능한 리스크’로 전환되는 찰나에 발생합니다. 베네수엘라 증시가 정권 붕괴 소식과 동시에 160% 넘게 폭등한 것은, 시장이 이미 그 변화를 갈망하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투자자는 불확실성이라는 안개 속에서 ‘시스템의 정상화’라는 신호탄을 누구보다 먼저 읽어내야 합니다.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구분하는 혜안
투자하려는 시장이나 종목에 대해 “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가?”를 자문해 보십시오. 만약 모르는 내용이 확률적으로 계산 가능하다면 그것은 리스크이며 기꺼이 감수할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규칙 자체가 무너져 있다면 그것은 불확실성이며, 이때는 베네수엘라의 사례처럼 ‘체제 전환’이라는 거대한 이벤트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관망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불확실성의 종말이 여는 새로운 시대
베네수엘라 증시의 기적적인 반등은 결국 ‘인간의 예측 가능성’에 대한 신뢰가 회복된 결과입니다. 마두로 정권 붕괴는 석유 매장량 1위 국가라는 잠재력을 묶고 있던 ‘불확실성’이라는 사슬을 끊어냈습니다. 비록 경제가 완전히 복구되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걸리겠지만, 시장은 이미 ‘정상적인 국가’로서의 베네수엘라에 투표를 시작했습니다.
[인사이트 요약]
불확실성의 정의: 확률조차 계산할 수 없는 상태로, 시장이 가장 혐오하는 요소.
베네수엘라 사례: 자의적 국유화와 인플레이션이 투자 불가능한 환경(불확실성)을 조성.
증시 폭등의 원인: 정권 교체로 인한 법치 회복이 할인율을 급락시켜 자산 가치를 재평가함.
투자의 교훈: 불확실성이 리스크로 변하는 변곡점이 가장 큰 자산 증식의 기회임.
참고자료
MERCURY LABS & SYSTEMS (2026), “Venezuela-Iran Collapse: Red Trade Crisis Explained”, https://www.mtsoln.com/
Wikipedia (2026), “2026 United States intervention in Venezuela”, https://en.wikipedia.org/
CNBC Africa (2026), “Venezuela stocks soar 130% to record highs as Maduro’s ouster spurs economic turnaround hopes”, https://www.cnbcafrica.com/
Bipartisan Policy Center (2026), “What Does Regime Change in Venezuela Mean for U.S. Energy?”, https://bipartisanpolicy.org/
Reuters (2026), “Market Reactions to the End of Hyperinflation in Post-Maduro Venezuela”, https://www.reut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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