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트럼프 정부가 표방하는 약달러 지향점과 재무부의 강달러 패권 유지 사이에서 시장의 혼란과 의구심은 그 어느 때보다 깊어지고 있습니다. 상무부의 관세 정책과 재무부의 금융 전략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중재자 부재는 투자자들에게 명확한 방향성 설정을 어렵게 만드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미국이 추구하는 달러 정책의 본질을 파악하고 변화하는 경제 질서 속에서 투자자들이 자산을 보호하고 수익을 창출할 구체적인 해법을 모색합니다.
상무부의 ‘약달러’ 기조와 보호무역주의의 결합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2기 경제 정책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넘어 ‘제조업의 화려한 부활’을 그 정점에 두고 있습니다. 이를 진두지휘하는 상무부와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장관은 달러 가치의 하락이 미국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믿고 있습니다. 상무부의 시각에서 강달러는 미국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게 만드는 고비용 구조의 원흉이며, 이는 곧 무역 적자의 심화로 이어진다는 논리입니다.
특히 상무부가 주도하는 고율의 관세 정책은 약달러 정책과 실질적으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습니다. 관세를 통해 수입품의 가격을 높이는 동시에 달러 가치를 낮추어 미국산 제품의 가격을 낮추면, 이론적으로 미국 내 제조업 기반은 급격히 강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러트닉 장관이 최근 달러의 약세를 “더 자연스러운 수준”이라고 언급한 것은 단순히 환율 시장의 흐름을 묘사한 것이 아니라, 행정부가 의도적으로 추구하는 정책적 방향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러한 기조는 과거 플라자 합의와 같은 인위적인 환율 조정을 통해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려 했던 미국의 역사적 전술과 그 궤를 같이합니다.
재무부의 ‘강달러’ 고수와 금융 패권의 유지
반면,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장관이 이끄는 재무부의 입장은 상무부와 확연히 다릅니다. 재무부는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고 글로벌 자본이 미국으로 유입되게 만드는 ‘금융의 힘’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강달러는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를 뒷받침하며, 이는 미국이 거대한 재정 적자를 감당하면서도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만드는 핵심 동력입니다. 만약 달러 가치가 급격히 하락한다면 해외 투자자들은 미국 자산에서 자금을 회수할 것이며, 이는 곧 미국 국채 금리의 급등과 금융 시장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재무부 내에 팽배합니다.
또한 재무부의 입장에서 강달러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강력한 방어기제입니다. 수입 물가를 낮게 유지함으로써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보호하고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긴축 부담을 덜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베센트 장관이 기회 있을 때마다 “미국은 언제나 강달러 정책을 고수한다”고 발언하는 것은 시장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방어적 수단인 동시에, 달러 패권이 흔들릴 경우 미국이 짊어져야 할 지정학적, 경제적 리스크가 너무나 크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상무부의 실물 경제 우선주의와 재무부의 금융 패권주의는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 피할 수 없는 병목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중재자 ‘마이런’의 부재와 정책 불확실성 가중
과거 트럼프 1기나 2기 초기에는 상무부와 재무부, 그리고 백악관 사이의 날 선 대립을 조율하던 이른바 ‘정책의 브릿지’ 역할이 존재했습니다. 특히 투자자들 사이에서 ‘마이런(Myron)’으로 불리던 핵심 참모는 관세의 부작용을 환율 협상으로 상쇄하거나, 재무부의 국채 전략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상무부의 요구를 수용하는 정교한 설계자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그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인물로서 시장이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변동성을 관리하도록 돕는 안전판과 같았습니다.
그러나 현재 마이런이 정부를 떠난 상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달러 정책은 문자 그대로 ‘통제되지 않는 엔진’처럼 작동하고 있습니다. 상무부는 독자적으로 약달러를 부추기는 발언을 쏟아내고, 재무부는 이를 수습하기 위해 강달러의 원칙론을 반복하는 불협화음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중재자의 부재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미국이 과연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을 갖게 만듭니다. 정책의 일관성이 사라진 자리에 대통령의 즉흥적인 트윗이나 발언이 미치는 영향력은 비정상적으로 커졌고, 이는 글로벌 헤지펀드와 기관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을 ‘예측 불가능한 위험 지역’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추구하는 ‘진정한’ 달러 정책의 본질
그렇다면 트럼프 정부가 진정으로 원하는 달러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심층적으로 분석해보면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약달러’나 ‘강달러’가 아닙니다. 그들은 ‘전략적 모호성을 기반으로 한 무기화된 달러’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즉, 대외 무역 협상에서는 달러 약세를 주장하며 상대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하고, 대내적으로 자본을 유치할 때는 강달러의 신뢰를 강조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입니다. 이는 일종의 ‘미국식 환율 조작’에 가까운 행태로, 다른 국가들이 미국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미국이 항상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고도의 심리전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마라라고 환율 협정(Mar-a-Lago Accord)’과 같은 다자간 또는 일방적 환율 절상 압박을 통해 주요 교역국들의 통화 가치를 강제로 높이려 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미국의 달러가 스스로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국의 통화를 강하게 만들어 상대적인 약달러 효과를 누리겠다는 계산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미국의 금융 패권(강달러 이미지)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수출 경쟁력(실질적 약달러 효과)을 챙길 수 있는 트럼프 식 실용주의의 정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투자자들은 이러한 ‘양면성’을 이해하고 시장의 소음이 아닌 미국의 실질적인 행동, 즉 관세 부과 속도와 국채 발행 규모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투자자를 위한 단계별 자산 배분 및 대응 전략
이러한 혼돈의 시대에 투자자들은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까요? 첫째, 환율 변동성을 상수(Constant)로 둔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수적입니다. 달러의 방향성이 불투명할 때는 달러 표시 자산에만 올인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달러 가치 하락에 대비하여 금(Gold)이나 비트코인(BTC) 같은 대체 자산의 비중을 15~20% 수준으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금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와 달러 불신을 동시에 헤지할 수 있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피난처입니다.
둘째, 미국 내수 중심 기업과 수출 기업의 균형 잡기입니다. 상무부의 약달러 정책이 힘을 얻을 경우 캐터필러(CAT)나 보잉(BA)과 같은 대형 수출주들이 수혜를 입겠지만, 재무부의 강달러 기조가 유지된다면 월마트(WMT)나 타겟(TGT) 같은 내수 유통주들이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며 견조한 실적을 낼 것입니다. 따라서 특정 섹터에 집중하기보다는 정책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배당 성장주와 인프라 관련 ETF를 중심으로 중심을 잡는 것이 현명합니다. 또한, 한국이나 일본처럼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되어 통화 절상 압박을 받는 국가의 우량 자산을 저점 매수하는 것도 환차익과 자본 차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고도의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별 시장 전망과 리스크 관리 방안
향후 시장은 두 가지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나리오 A는 ‘약달러 기조의 승리’입니다. 트럼프가 연준을 강하게 압박하여 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상무부의 목소리가 커질 경우입니다. 이 경우 이머징 마켓의 증시가 급등하고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원유나 구리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주목해야 합니다. 반면 시나리오 B는 ‘강달러 패권의 회귀’입니다.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재무부가 국채 시장 안정을 위해 달러 강세를 용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때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NASDAQ) 지수가 조정을 받을 수 있으므로 현금 비중을 높이고 고금리 혜택을 받는 금융주로 대피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리스크 관리는 ‘확증 편향’을 버리는 것입니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은 논리적 일관성보다는 ‘거래(Deal)’의 관점에서 움직입니다. 오늘 약달러를 외치다가도 내일 무역 협상이 타결되면 다시 강달러를 지지할 수 있는 것이 현재의 미국입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손절매(Stop-loss) 라인을 철저히 구축하고, 한 번에 모든 자산을 투입하기보다는 분할 매수를 통해 평균 단가를 관리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이겨내야 합니다. 시장의 공포가 극에 달할 때 미국의 본질적인 경쟁력, 즉 기술 패권과 에너지 자급 능력을 믿고 우량 자산을 모아가는 용기 또한 필요합니다.
변화의 파도를 기회로 만드는 법
트럼프 행정부의 달러 정책은 겉으로는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그 기저에는 ‘미국의 이익 극대화’라는 명확한 단 하나의 목적이 흐르고 있습니다. 상무부와 재무부의 갈등은 어쩌면 세계를 상대로 더 나은 거래 조건을 이끌어내기 위한 ‘굿 캅, 배드 캅(Good Cop, Bad Cop)’ 전략의 일환일지도 모릅니다. 중재자 마이런의 부재는 우리에게 더 높은 수준의 통찰력과 기민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환율의 높고 낮음을 맞추는 게임에서 벗어나, 미국의 정책이 전 세계 부의 지도를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를 읽어내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결국 승자는 소음 속에서 본질을 보는 사람입니다. 달러 패권에 대한 의구심이 쏟아지는 지금이 오히려 역설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혁신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입니다. 미국이 추구하는 진정한 달러 정책은 상황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카멜레온과 같음을 잊지 마십시오. 흔들리는 환율 시장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닌 자산을 선별하고, 정책적 불확실성을 리스크가 아닌 ‘변동성 수익’의 기회로 치환하는 전략적 유연함을 갖추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자산이 이 거대한 경제적 폭풍 속에서도 안전하게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참고자료
연합뉴스TV, “美 재무부, 한국 환율 관찰대상국 유지… 원화 약세 기초여건 부합 안 해”, 2026.01.30. https://m.yonhapnewstv.co.kr
J.P. Morgan Global Research, “US Tariffs: What’s the Impact?”, https://www.jpmorgan.com
The Korea Times, “US Commerce chief says dollar at ‘more natural’ level for trade”, 2026.02.11. https://www.korea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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