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금융 시장의 시선은 스웨덴과 덴마크라는 두 북유럽 국가의 연기금 행보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스웨덴 최대 연기금인 알렉타(Alecta)가 미국의 정치적 불안정성을 이유로 약 12조 원 규모의 미 국채를 이미 전량 매도한 데 이어, 덴마크의 아카데미 연금 역시 그린란드 문제를 둘러싼 외교적 마찰을 근거로 이달 말까지 미 국채 매도를 완료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안전 자산의 최후 보루로 여겨졌던 미국 국채의 위상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고 있으며, 본 글에서는 이들이 왜 ‘탈미국’이라는 강도 높은 결단을 내렸는지 그 심층적인 배경과 향후 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분석하고자 합니다.
스웨덴 알렉타의 선제적 매도: “예측 불가능한 미국은 리스크다”
스웨덴 최대 연기금인 알렉타(Alecta)는 이미 보유 중이던 미국 국채 약 11조 2,700억 원에서 12조 8,800억 원(약 85억~95억 달러) 상당을 전량 매도하며 시장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습니다. 알렉타가 자산을 이미 정리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우려를 넘어 실제적인 자산 이동이 완료되었음을 의미하며, 이는 북유럽 기관 투자자들이 미국의 현재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알렉타의 이번 매도 결정 뒤에는 미국의 만성적인 ‘정치적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연기금은 수십 년 뒤의 연금 지급을 보장해야 하는 만큼, 자산의 ‘예측 가능성’을 가장 중시합니다. 그러나 미 의회의 부채 한도 협상이 매번 벼랑 끝 전술로 치달으며 국가 부도 위기를 자극하는 상황은 더 이상 알렉타에게 미국 국채를 ‘안전 자산’으로 간주하게 할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알렉타의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정치적 양극화로 인한 정책의 비일관성이 장기 국채의 프리미엄을 훼손하고 있다”고 명시하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 확보를 위해 자산을 이미 다른 유럽 핵심국 채권이나 실물 자산으로 재배분했음을 시사했습니다.
덴마크 아카데미 연금의 매도 계획: 그린란드와 주권의 충돌
스웨덴이 이미 실행에 옮겼다면, 덴마크의 아카데미 연금(AkademikerPension)은 보다 선명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아 매도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달 말까지 보유 중인 1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를 모두 매각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덴마크 연기금의 이러한 결단은 미국과 덴마크 간의 ‘그린란드(Greenland) 영토 갈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미국 행정부가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대해 노골적인 관심을 표명하며 압박을 가하자, 덴마크 내에서는 국익을 위협하는 국가의 부채를 떠받쳐줄 이유가 없다는 정서가 확산되었습니다.
아카데미 연금의 안데르스 셸데(Anders Schelde) 최고투자책임자는 “미국의 지정학적 태도와 재정적 불확실성은 우리 투자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번 달 안으로 모든 미 국채 포트폴리오를 정리할 것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는 경제적 실익뿐만 아니라 국가적 자존심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원칙이 결합된 상징적인 ‘보이콧’ 성격의 매도 계획으로 해석됩니다.
미 국채 신뢰 위기의 본질: 왜 ‘안전 자산’이 외면받는가?
전통적으로 미국 국채는 시장이 흔들릴 때 자금이 몰리는 피난처였습니다. 그러나 북유럽 연기금들의 이번 행보는 미 국채의 세 가지 핵심 지지 기반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정치적 거버넌스 붕괴: 미 의회의 정쟁이 경제 정책의 발목을 잡으며 국채 상환 능력에 대한 심리적 불신 초래
재정 지속 가능성 의문: GDP 대비 부채 비율이 역대 최고 수준인 상황에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 급증
외교적 신뢰 상실: 동맹국인 덴마크 등과의 마찰에서 보여준 자국 우선주의가 국채 보유 유인 감소
글로벌 헤지펀드와 기관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우연으로 보지 않습니다. 유럽 내 자금력이 막강한 북유럽 연기금들이 각기 다른 이유(정치 불안정 vs 외교 갈등)로 미 국채를 버리거나 버릴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향후 다른 유럽 국가 기관들로 ‘매도 전염’이 일어날 수 있는 트리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자본 흐름의 거대한 변화
북유럽발 미 국채 매도세는 단순히 한두 국가의 이탈을 넘어, 전 세계적인 ‘포트폴리오 다변화(De-dollarization)’ 흐름의 일환입니다.
첫째, 금리와 환율의 역설입니다. 미국 국채 금리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북유럽 연기금들이 매도를 택한 것은 환헤지 비용을 제외한 실질 수익률이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달러화의 과도한 변동성이 장기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둘째, 윤리적 투자(Ethical Investing)의 강화입니다. 덴마크와 스웨덴은 ESG 기준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합니다. 미국의 탄소 배출 정책이나 지정학적 패권주의가 이들의 투자 가이드라인에 저촉되면서, 국채 역시 ‘윤리적 리스크’ 자산으로 분류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투자자에게 주는 시사점: 새로운 안전 자산을 찾아서
스웨덴 알렉타의 기집행된 매도와 덴마크 아카데미 연금의 예정된 매도는 투자자들에게 명확한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분산 투자의 재정의: ‘미국 국채=무위험’이라는 맹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독일 국채(Bunds), 금, 그리고 원자재 등 대체 자산의 비중을 높여야 할 때입니다.
지정학적 뉴스에 주목: 이제 외교 뉴스는 곧 경제 뉴스입니다. 덴마크의 그린란드 사례처럼 영토나 관세 갈등이 직접적인 자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시대입니다.
유동성 리스크 관리: 대규모 연기금의 이탈은 채권 시장의 유동성을 감소시켜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현금 비중 확보가 필요합니다.
북유럽의 경고, 그 이상의 의미
스웨덴 알렉타가 12조 원의 국채를 이미 정리하고, 덴마크가 그 뒤를 따르기로 한 결정은 글로벌 금융 질서의 재편을 알리는 서막입니다. 미국의 정치적 리스크가 동맹국들의 자본 이탈을 촉발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미 달러화의 패권 약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뉴스로 치부하기보다, 자신의 자산 구조를 글로벌 리스크에 맞게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참고자료
Dagens Industri (Sweden), “Alecta concludes massive sale of US Treasuries amid political instability”, 2026.01.12, https://www.di.se/
Berlingske (Denmark), “AkademikerPension sets deadline for US debt divestment over Greenland row”, 2026.01.19, https://www.berlingske.dk/
Reuters, “Nordic pension funds trigger alarms in US Treasury market”, 2026.01.21, https://www.reuters.com/
Financial Times, “Why European institutions are souring on US government debt”, 2026.01.15, https://www.ft.com/
Bloomberg, “The Greenland Effect: Politics meets portfolio management in Denmark”, 2026.01.20, https://www.bloomber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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