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공포의 주범,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 중 무엇이 더 치명적인가?

주식시장 공포의 주범,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

시장을 지배하는 두 가지 보이지 않는 손

주식시장은 단순히 숫자가 오가고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장소가 아닙니다.

그 밑바닥에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과 원초적인 공포가 복잡하게 얽혀 작용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항상 시장의 방향성을 알고 싶어 하며 미래를 읽으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시장은 결코 호락호락하게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속성이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이라는 단어를 혼용하여 사용하곤 합니다.

하지만 금융 공학이나 투자 심리 측면에서 이 둘은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투자자가 느끼는 공포의 질감 또한 이 두 개념에 따라 확연히 달라집니다.

어떤 것이 더 시장을 패닉으로 몰아넣는지 이해하는 것은 생존의 핵심입니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악재 그 자체가 아니라 정체를 알 수 없는 모호함입니다.

이미 알려진 악재는 가격에 반영되지만 모호함은 투매를 부르는 원인이 됩니다.

본 글에서는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이 투자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있게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변동성의 시대에 우리가 가져야 할 올바른 자세를 고찰해 보겠습니다.


불확실성: 확률적 계산이 불가능한 안개

경제학자 프랭크 나이트는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명확하게 구분하여 정의했습니다.

리스크는 발생 확률을 알 수 있는 상태지만 불확실성은 확률조차 모르는 상태입니다 [1].

주식시장에서 불확실성은 투자자들이 가장 자주 마주하는 심리적 장애물 중 하나입니다.

이는 마치 짙은 안개 속에서 운전하는 것과 같은 공포를 유발하곤 합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투자자들은 자산의 적정 가치를 산출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밸류에이션의 근거가 되는 변수들이 흔들리면서 계산기 자체가 무용지물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시장 참여자들은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며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합니다.

가격의 하락보다 무서운 것은 가격을 결정할 기준이 사라지는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확실성은 시간이 흐르면서 정보가 공개되면 점차 해소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업의 실적 발표나 정책 결정이 내려지면 안개는 걷히고 방향성이 나타납니다.

따라서 불확실성은 고통스럽지만 투자자가 인내하며 대응할 수 있는 영역에 속합니다.

오히려 이 시기를 기회로 삼아 저가 매수에 나서는 영리한 투자자들도 존재합니다.


예측 불가능: 예고 없이 찾아오는 블랙스완

예측 불가능은 불확실성보다 훨씬 더 파괴적인 속성을 지닌 개념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발생하는 블랙스완과 일맥상통합니다 [2].

나심 탈레브가 정의한 이 개념은 발생 확률은 극히 낮지만 파급력은 엄청납니다.

예측 불가능한 사건은 시장의 모든 논리를 단숨에 마비시키는 힘을 가집니다.

불확실성이 무엇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라면 예측 불가능은 존재조차 몰랐던 것입니다.

9.11 테러나 코로나19 초기 확산과 같은 사건들이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기존의 통계적 모델이나 역사적 경험으로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시장은 예상치 못한 타격에 즉각적인 항복 선언을 하며 폭락 장세로 진입합니다.

예측 불가능성이 무서운 이유는 인간의 통제 본능을 완전히 무력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통제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며 투자를 지속합니다.

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사건은 이러한 오만을 비웃으며 시장의 질서를 파괴합니다.

이때 발생하는 공포는 이성적인 판단을 마비시키고 뇌의 편도체를 자극합니다.


공포의 강도 비교: 마비와 패닉의 차이

그렇다면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 중 어떤 것이 더 강력한 공포를 조장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기적인 충격과 공포의 강도는 예측 불가능이 압도적입니다.

불확실성은 투자자를 불안하게 만들지만 예측 불가능은 투자자를 실신하게 만듭니다.

전자는 점진적인 하락을 부르지만 후자는 수직 낙하하는 갭 하락을 초래합니다.

불확실성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각자의 시나리오를 세우며 시장에 남아있으려 합니다.

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사건이 터지면 시나리오 자체가 존재할 수 없게 됩니다.

이때 발생하는 공포는 전염성이 매우 강해 합리적인 투자자들조차 투매에 가담케 합니다.

“일단 팔고 보자”는 심리가 지배하면서 시장의 유동성은 순식간에 메말라 버립니다.

심리학적으로 인간은 모호함보다 완전한 무지 상태에서 더 큰 생존 위협을 느낍니다.

불확실성은 대응 전략을 짤 수 있지만 예측 불가능은 대응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무력감은 자산 가격의 하락폭보다 더 깊은 심리적 내상을 입히게 됩니다.

결국 시장을 장기 체납 상태로 만드는 주범은 바로 이 예측 불가능성입니다.


투자 심리와 뇌 과학: 공포가 전이되는 과정

인간의 뇌는 생존을 위해 위험을 감지하면 즉각적으로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 갑작스러운 악재가 터지면 전두엽보다 편도체가 먼저 반응합니다 [3].

이성적인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이 상황을 분석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움직입니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은 이 편도체를 강하게 자극하여 도망 본능을 일깨웁니다.

불확실성이 지속될 때는 뇌가 지속적인 스트레스 상태에 놓여 피로도가 쌓입니다.

이는 투자자의 판단력을 서서히 흐리게 만들어 결국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합니다.

반면 예측 불가능한 충격은 뇌의 회로를 일시적으로 차단하여 공황 상태를 유발합니다.

공황 상태에 빠진 투자자는 자산의 가치를 0으로 수렴시킨다고 믿게 됩니다.

이러한 공포의 전이는 군중 심리와 결합하여 시장의 변동성을 극대화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나만 모르는 정보가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투매의 행렬에 동참하게 만듭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심화될수록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공포는 눈덩이처럼 커집니다.

결국 시장은 펀더멘털과 무관한 지점까지 하락하며 비이성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역사적 사례로 본 시장의 반응과 회복 탄력성

역사적으로 볼 때 시장은 불확실성보다 예측 불가능한 사건에 더 민감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은 예측 불가능한 충격이었습니다 [4].

당시 시장은 대형 투자은행이 무너질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진지하게 믿지 않았습니다.

파산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 증시는 공포의 도가니에 빠지며 연쇄 폭락을 거듭했습니다.

반면 금리 인상과 같은 이슈는 불확실성의 영역에 속하며 시장에 선반영됩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지 말지 고민하는 단계에서는 시장이 눈치싸움을 벌입니다.

하지만 결정이 내려지고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시장은 오히려 안도 랠리를 펼치기도 합니다.

이는 시장이 알고 있는 위험에 대해서는 충분히 내성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는 예측 불가능성으로 인해 전 세계 증시가 셧다운되었습니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정체가 밝혀지고 백신 개발 소식이 들리며 불확실성으로 변했습니다.

시장은 예측 불가능이 불확실성으로 전이되는 시점에 바닥을 형성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공포의 성격이 변하는 지점을 포착하는 것이 반등의 실마리를 찾는 열쇠가 됩니다.


리스크 관리: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는 방법

투자자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예측 불가능을 예측하려 노력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영역이므로 대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자산 배분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예측 불가능한 타격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패입니다.

특정 자산에 올인하는 행위는 예측 불가능성에 자신을 무방비로 노출하는 것입니다.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충분한 현금 비중을 유지하는 전략입니다.

현금은 안개가 걷혔을 때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어 줄 투자자의 총알과 같습니다.

또한 시장의 소음에서 벗어나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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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요동칠 수 있지만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의 힘은 결국 가치를 증명합니다.

예측 불가능한 공포가 시장을 덮칠 때는 감정을 배제한 기계적인 대응이 중요합니다.

미리 설정해 둔 손절 원칙을 지키거나 반대로 과매도 구간에서 매수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공포에 매몰되지 않고 시장의 객관적인 지표를 바라보는 냉철함이 수익을 결정합니다.

리스크 관리는 기법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을 다스리는 철학의 문제입니다.


공포를 이겨내는 투자자의 자세

주식시장에서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은 투자자의 숙명과도 같은 존재들입니다.

불확실성은 우리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들고 예측 불가능은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합니다.

공포의 강도는 예측 불가능이 크지만 지속적인 고통은 불확실성이 더 클 수 있습니다.

결국 이 두 가지 괴물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투자의 성패가 갈리게 됩니다.

예측 불가능한 사건은 피할 수 없지만 그로 인한 파멸은 피할 수 있습니다.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리스크만 짊어지고 시장에 머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시장이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를 때 역설적으로 가장 큰 기회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평소에 심리적 근력을 키우고 원칙을 세워야 합니다.

투자는 단순히 돈을 불리는 행위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내가 공포에 얼마나 취약한지 깨닫고 보완해 나가는 과정에서 성장하게 됩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두려워하기보다 변동성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지시길 바랍니다.

시장은 결국 공포를 견뎌낸 자들에게 달콤한 열매를 허락하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분석한 내용이 여러분의 투자 여정에 든든한 길잡이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시장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항로를 찾아가는 성공적인 투자를 응원합니다.


인용 및 참고자료
[1] Knight, F. H. (1921). Risk, Uncertainty, and Profit. Houghton Mifflin.

[2] Taleb, N. N. (2007). The Black Swan: The Impact of the Highly Improbable. Random House.

[3] Kahneman, D. (2011). Thinking, Fast and Slow. Farrar, Straus and Giroux.

[4] Lewis, M. (2010). The Big Short: Inside the Doomsday Machine. W. W. Norton &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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