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데이터처가 10월 31일 발표한 ‘2025년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생산과 투자의 강력한 반등세를 기록하며 회복의 모멘텀을 이어갔습니다.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0% 증가하며 한 달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고, 특히 설비투자와 건설기성이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반도체發 훈풍’을 증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지표 뒤편에는 소매판매가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민간 소비의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즉, 한국 경제가 생산 및 투자와 소비가 엇갈리는 ‘K-자형 회복’ 양상을 뚜렷하게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본 글은 9월 산업활동동향의 주요 지표를 면밀히 분석하여, ‘반도체 효과’가 설비투자와 전산업 생산을 어떻게 견인했는지 심층적으로 다룹니다. 또한, 소매판매 감소세가 의미하는 내수 부진의 구조적 원인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향후 한국 경제의 경기 회복세가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 극복해야 할 정책적 과제와 미래 전망을 심도 있게 제시하겠습니다. 이는 복잡한 경제 지표를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현재 경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도움을 드릴 것입니다.
‘반도체 효과’의 확산: 생산 및 투자 지표의 압도적 반등
9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투자 지표의 폭발적인 증가입니다. 설비투자와 건설기성이 일제히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향후 경제 성장의 기초 체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설비투자 12.7% 급증: 7개월 만의 최대 폭
9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2.7% 증가하며, 지난 2월(21.3%)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설비투자의 급증은 주로 기계류(9.9%)와 운송장비(19.5%) 부문에서 발생했습니다. 특히, 기계류 투자 증가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류(28.0% 증가)의 투자가 대폭 늘어난 것에 기인합니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경기 회복 사이클에 맞춰 국내 주요 기업들이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재개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핵심 수출 품목인 만큼, 관련 설비투자의 증가는 향후 생산 및 수출 지표 개선에 대한 강력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또한, 선박 및 항공기 수입과 같은 기타 운송장비 투자가 급증한 것도 전체 설비투자 증가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건설분야 11.4% 증가: 건설 투자 바닥 확인
또 다른 투자 지표인 건설기성(불변 기준, 실제 공사 실적)은 전월 대비 11.4% 증가하며, 지난 2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건축(14.8% 증가) 부문이 토목(2.9% 증가) 부문보다 훨씬 큰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 건설 실적을 끌어올린 결과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부진했던 건설 부문이 ‘바닥을 치고 반등’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이는 반도체 업종의 호황은 관련 시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이로 인해 대규모 산업용 건설 투자가 증가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고 하겠습니다.
전산업 생산 반등: 서비스업의 역대급 기여
설비투자와 건설 투자의 호조에 힘입어 전산업 생산은 1.0% 증가하며 긍정적인 전환을 이끌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서비스업 생산이 1.8% 증가하며 지난 3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는 것입니다. 특히 주식 시장의 활황 효과로 금융 및 보험업 생산이 2.3% 증가하였습니다.아울러, 통신기기 신제품 출시와 소비쿠폰 지급 효과로 도소매업 생산이 5.8% 증가한 것이 서비스업 성장을 견인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업의 활력은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이 1.2%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산업생산을 플러스로 반등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소매판매의 ‘두 달 연속 마이너스’: 내수 부진의 그늘
생산과 투자가 강력하게 반등하는 상황 속에서도, 재화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였습니다. 이는 한국 경제의 취약한 내수 구조를 다시 한번 드러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 하겠습니다. 9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1% 감소했습니다. 비록 지난 8월(-2.4% 감소)에 비해 감소 폭은 크게 줄었지만, 연속적인 마이너스 기록은 경기 회복의 온기가 일반 가계 소비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민생 회복 노력에도 역부족인 소비 심리
정부는 7월에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는 등 소비 진작 노력을 기울였지만, 그 효과는 일시적이었고 9월에는 기존의 소비 부진 구조가 재차 부각되었습니다. 소매판매 감소를 이끈 주요 항목은 의복 및 신발 등 준내구재(-5.7%)와 승용차 등 내구재(-3.5%)였습니다. 이는 고금리 지속, 높은 물가 수준, 그리고 경기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소비자들이 필수적이지 않은 지출(내구재, 준내구재)을 줄이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특히 대형마트(-10.4%)와 슈퍼마켓(-9.9%)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감소세가 뚜렷해졌습니다. 이것은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소비 패턴을 온라인 및 무점포 소매(11.6% 증가) 등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재고/출하 비율 상승: 수요 부진의 신호
더욱 우려되는 것은 제조업 부문의 지표입니다. 9월 광공업 생산은 감소했고, 제조업 재고는 2.2% 늘어난 반면, 출하는 2.7% 감소했습니다. 이에 따라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05.8%로 5.1%포인트(p) 상승했습니다. 재고율 상승은 기업이 예상한 것보다 수요가 부진하여 물건이 팔리지 않고 쌓이고 있음을 의미하는 대표적인 경기 하강 신호입니다. 비록 반도체 관련 투자는 활발하지만, 이는 생산 능력 확충에 대한 기대이지 현재의 수요를 반영하는 지표는 아닙니다. 재고율 상승은 향후 기업들이 생산을 줄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산업 생산의 지속적인 반등을 위해서는 내수 및 수출 수요의 회복이 시급함을 보여줍니다.
‘K-자형 회복’ 심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과제
9월 산업활동 동향은 한국 경제의 회복이 ‘투자 주도형’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민간 소비는 여전히 침체되어 있다는 현실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는 대외 여건 개선(반도체 수요 회복)과 정부 정책(소비쿠폰, 투자 장려)의 효과가 산업 부문에 집중되고 있을 뿐입니다. 또한, 가계의 체감 경기와 직결되는 내수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경기종합지수의 긍정적 신호와 한계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전달보다 0.2포인트,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0.1포인트 각각 상승했습니다. 선행지수의 4개월 연속 상승은 경기 회복 모멘텀이 확산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지수 개선의 배경에는 주로 투자 및 금융 지표의 호조가 깔려 있어, ‘반도체 의존적인 회복’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수 부진이 지속된다면 생산 및 투자 증가세가 다시 꺾일 위험이 상존합니다.
정책 과제: 내수 활성화와 경기 온기 확산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수출과 투자 중심의 성과가 소득 증대와 고용 개선으로 이어져 민간 소비가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가 절실합니다. 정부는 관세 협상 후속 조치를 통한 수출 기업 지원과 함께,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정책 노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취약 계층의 소비 여력을 높이고,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을 완화하는 등 가계 경제의 부담을 줄이는 ‘민생 회복’에 집중해야 합니다. 집중화된 정책은 경기 회복의 온기가 모든 경제 주체에게 확산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균형 있는 회복을 향한 길
9월 산업활동 동향은 반도체發 투자 확대를 통한 경기 회복의 씨앗이 뿌려졌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설비투자, 건설기성, 그리고 서비스업 생산의 뚜렷한 증가는 분명히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하지만 소매판매의 두 달 연속 감소는 내수 기반이 여전히 취약하며, 고금리와 물가 압박 속에서 가계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어 있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은 이 ‘K-자형 회복’의 격차를 해소하고, 수출 호조의 낙수효과를 국민 경제 전반으로 확대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한국 경제는 단기적인 반등을 넘어, 균형 있고 지속 가능한 성장 궤도에 안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